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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1주일 만에 질린 이유🤷‍♀️ - 클럽하우스 리뷰

by abcdesong 2021. 2. 16.

2월 6일. 클럽하우스에 처음 발을 들여 놓았다.

며칠 전부터 인스타 피드에 보이기 시작하여 도대체 뭔가 궁금했다.

 

아래는 2월 7일 - 2월 13일의 스크린타임 기록인데, 약 12시간 기록으로 클럽하우스가 모든 앱을 제치고1위를 차지했다.

놀랍게도 2위를 차지한 틱톡

 

 

 

 

급기야 어떤 날엔 무려 3시간 40분이나 접속해있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오늘, 16일이 속한 스크린타임 주간 기록엔 클럽하우스가 고작 20분 잡혀있다.

급속도로 중독됐던 이유, 그리고 또 급속도로 짜게 식은(?) 이유는 무엇일까?

약 열흘 간의 클럽하우스 경험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아주 주관적으로!


1. 첫 인상

먼저 첫 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당혹스러움이었는데, 이유는 바로바로...

앱 아이콘이었다.

 

 

앱 아이콘의 상태가..?

 

 

추상화한 심볼로 아이콘을 만드는 타 SNS와는 달리 누군가의 사진이 정직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처음 봤을 땐 굉장히 당혹스러웠다.

굉장히 인디 앱 같은 느낌이 풍겨서 이게 그 핫한 앱..? 이런 생각을 했던 듯.

 

주워들은 바로는 팔로워가 가장 많은 인물이 앱 아이콘으로 선정된다는데

글 쓰면서 구글링해봐도 관련된 정보가 잘 안 나와서 확실한 지는 모르겠으나...

과거 아이콘이셨던 분의 Medium 글을 보니 어쨌든 인플루언스가 있는 분들이 선정되는 듯하다.

 

 

현재는 이분으로 바뀌었다.

 

 

2. 초대장

앱 아이콘에서 1차 당혹감을 느끼고, 가입 과정에서 2차 당혹감을 느꼈다.

(미처 가입 화면을 캡처하진 못했다)

 

이 앱은 초대장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고~ 중세 귀족 파티인가~ 이런 논란이 일어나기 1초 전쯤 가입을 했던 터라

초대가 필요한 줄 전혀 몰랐고, 가입 절차를 마쳤는데도 기다리라고 해서 내가 뭘 잘못한 줄 알았다.

 

근데 곧 이용할 수 있다는 알림 같은 게 와서 보니 갑자기 가입이 되어 있었다.

차차 파악을 해보니, 내 폰 번호를 가진 사람 중 누군가가 승인을 해준 것이었다.

 

그 사실을 깨달음과 거의 동시에 당근마켓 등에서 난리가 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꽤나 높은 가격에 사고 팔리던 초대장

 

 

특히나 언론에서 초대장 (그것도 1인 2장만 가능하다는) 언급만 하고 승인으로도 가입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아서

초대장을 사고 파는 상황이 생각보다는 꽤 오래 지속됐던 것 같다.

 

게다가 1인 2장만 제공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사실 클럽하우스는 열심히 활동하다 보면 초대장을 퍼준다. 중독 결과로 9장이나 있다...

 

speaker로 참여해도 퍼주고,

(public에서는 말한 적이 없으니, private room도 포함인 것 같다)

 

 

 

 

초대장으로 친구를 초대하거나 가입 승인을 눌러줘도 퍼준다.

 

 

 

 

그러니 언론에서 마르고 닳도록 언급하는 폐쇄적 SNS 이런 수식어는 사실 오명에 가까울 수도...

문제를 굳이 뽑자면 초대장/승인/아이폰 뭐 이런 키워드와 연관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3. 왜 재미있었을까?

클럽하우스는 지극히 심플한 서비스다.

 

사람들과 함께 실시간으로 말하고 들을 수 있다는 한 줄 문장으로 거의 모든 기능을 나타낼 수 있다.

그래서 재미있는 이유도 간단하다. 말하고 듣는 것이 재밌어서다.

 

중독 기간(?) 동안 꽤 많은 시간을 보낸 public room들은 다음과 같다.

 

 

 

 

현재 iOS 개발을 공부하는 입장에 있다보니

나보다 앞서간, 심지어는 유명인으로 소문난 분들이 개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걸 듣는 게 재미있었다.

 

현업에 계신 분들이 어떤 주제에 관심이 있고 서로 어떤 것들을 궁금해하는 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는데,

그런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일 뿐더러 언젠가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오래 머무르게 되었다.

 

하지만 public room에선 차마 speaker로 참여하지 못하고 private room에서만 입을 열 수 있었는데,

사실 그것도 꽤나 재미있었다.

 

 

모더레이터 표시는 디자인을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전문적인 주제로 개설된 room들이 많다보니,

평소 대화에서는 괜히 못 꺼내던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게 느껴졌다.

 

실제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커리어 얘기, 클럽하우스를 비롯한 최근 서비스 이야기 등을 나누는 것도 즐거웠다.

 

4. 왜 재미없어졌을까?

심플했던 재미 이유처럼 재미없어진 이유도 간단하다. 말하고 듣는 게 재미없어져서다.

 

가벼운 small talk 목적이나 Q&A 형태로 이루어진 진행에서는 나쁘지 않았으나

그보다 심도 깊은 대화나 콘텐츠스러운 성격을 띄는 경험에 있어서는 기대를 충족받기 어려웠다.

 

개발 쪽 뿐만이 아니라 미디어 전반에도 관심이 많아서 관련 주제로 개설된 room들에도 참여를 해보았다.

하지만, 특정 주제로 개설된 방이더라도 단순 수다 정도로만 흘러가서 아쉬운 경우가 대다수였다.

 

콘텐츠스러운 방의 경우 성대모사 방 등이 매우 흥하고 있다는 건 알지만, 유튜브/트위치 등의 환경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채팅창 없이 듣고 있기가 허전해서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댓글모음 영상 보면서도 유튜브 댓글창 내려보는 스타일.

 

 

진행에서 오는 피로감도 클럽하우스에 시들해진 이유다.

 

클럽하우스에서의 대화가 원활하게 흘러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제공되는 시각 요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저 사람이 말하려 한다는 낌새'를 알아채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즉, 오디오가 물리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게다가 누구나 speaker가 될 수 있다는 게 매력 요소이기도 하지만, 그 speaker의 오디오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엔 듣는 행위 자체로 스트레스가 쌓이기도 했다.

 

피곤한 하루 끝에 릴렉스 목적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좀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찾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 아이콘은 사라졌지만 흥미도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여담으로 최근 맞팔방/인맥방 등의 단순 팔로우를 위한 방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데, 이런 방들로 인한 피로도가 점점 쌓인 것도 방문을 줄이게 된 이유다.

 

5. 앱 삭 각?

그럼 이제 앱 삭제 각인가? 생각하면 또 그건 아니다.

우선은 앞으로 이곳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 지 궁금해서 안 지울 거다.
어떤 기능들, 비즈니스 기회들이 만들어 질지 궁금하기 때문에!

 

사용 용도로는 취준이 가까워졌을 때 개발자 관련 취업 팁을 얻거나

큰 영화나 드라마가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보았는 지 수다 들으러 가는 정도로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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